“철을 주 재료로 작업하는 저는, 가장 단단한 물성 안에 가장 여린 마음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공황장애로 삶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시간이었습니다. 숨조차 쉬기 어려운 밤과 긴 불면의 시간을 견디며, 저는 비로소 제 안의 연약함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예술은 제게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 한 치유의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캔버스는 검은 철판입니다. 철은 버텨낸 시간과 내면의 강인함을, 자개는 그 안에 스며 있는 상처와 연약함, 그리고 끝내 사라지지 않는 빛을 상징합니다. 이 작업은 강함과 약함이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 안에서 함께 존재하며 결국 서로를 견디고 살아가게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