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바이오센트리즘

Artist
박성진(SJ Park)
Title(KR)
바이로센트리즘
Title (EN)
Biocentrism
Year
2019
Medium
Oil on canvas
Demensions
72 x 72 x 3cm
Collection
2 more properties
바이오센트리즘 Biocentrism (2019)
Oil on canvas
72 x 72 x 3cm
박성진 SJ Park
작품 소개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풍경이라기보다, 생명과 우주의 구조가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진 거대한 신경망에 가깝다. 짙은 코발트와 울트라마린 블루가 만든 하늘과 산의 실루엣 위로, 붉은 오렌지 톤의 가지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화면을 가로지른다. 아래에서 위로 치솟는 나무의 형상은 분명하지만, 가지 끝으로 갈수록 뇌의 뉴런이나 혈관을 떠올리게 하는 추상적인 망으로 변해, 풍경과 몸의 내부, 숲과 신경계가 하나의 구조처럼 겹쳐 보이게 한다.
오일 물감이 두껍게 쌓인 푸른 영역은 단순한 밤하늘이 아니라, 끓어오르는 에너지의 장처럼 보인다. 거친 스트로크와 칼자국이 만든 요철 사이로 화이트와 라이트 블루가 번져 나가며, 안쪽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성운이나 세포막의 발광을 연상시키는 얼룩을 만든다. 화면 곳곳에 박혀 있는 작은 점들은 별처럼 보이기도 하고, 현미경 아래에서 떠다니는 세포나 유기체처럼 보이기도 하며, 거대한 우주의 스케일과 미세한 생명의 단위가 같은 리듬으로 맥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붉은 나무 기둥과 가지는 이 푸른 장면을 관통하는 하나의 통로로 작동한다. 굵게 올려진 따뜻한 색의 물감은 주변의 차가운 블루와 강하게 대비되면서, 마치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그 안을 흐르고 있는 듯한 긴장감을 만든다. 가지가 갈라지는 지점마다 색의 두께와 방향이 미세하게 달라져, 한 번의 제스처가 아니라 수많은 망설임과 수정 끝에 남은 ‘결정된 길’처럼 느껴진다. 그 사이로 스며든 어두운 그린과 그레이는 숲의 그림자이자, 의식의 깊은 층을 암시하는 배경으로 남아, 화면 전체를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생명 중심의 세계를 상상하는 한 편의 다이어그램처럼 보이게 한다.
한 걸음 물러서면 나무, 산, 하늘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 안쪽을 들여다보는 단면처럼 합쳐진다. 시선은 땅에서 시작해 붉은 줄기를 타고 위로 올라가고, 다시 푸른 우주의 심장부로 빨려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이 순환을 따라가다 보면 관람자는 자신이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지, 나무의 시선으로 우주를 올려다보고 있는지 점점 헷갈리게 되고, 생명과 환경, 안과 밖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작품 앞에 서 있는 동안, 하나의 풍경을 본다는 느낌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중심에 잠시 연결되어 있는 듯한 감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게 된다.
바이오센트리즘은 물질에서 생명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생명에서 우주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이는 실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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