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살바토르 문디

Artist
박성진(SJ Park)
Title(KR)
살바토르 문디
Title (EN)
Salvator Mundi
Year
2017
Medium
Acrylic on canvas
Demensions
40 x 32 x 2cm
Collection
2 more properties
살바토르 문디 Salvator Mundi (2017)
Acrylic on canvas
40 x 32 x 2cm
박성진 SJ Park
작품 소개
강렬한 레드가 화면 전체를 뒤덮고, 그 위에 선 인물은 특정 종교의 성인이라기보다, 여러 신화와 상징이 한 몸 안에 겹쳐진 가상의 구세주에 가깝다. 노란 얼굴과 초록빛 몸, 짙은 남색의 윤곽이 뒤섞인 이 인물은 익숙한 아이콘의 권위를 빌리면서도, 동시에 장난스럽고 낯선 캐릭터로 재탄생한다. 정면을 향한 시선과 미묘한 미소, 이마의 원형 표식은 우리를 향해 열려 있지만, 주변을 떠다니는 기호들과 붉은 배경의 압도적인 밀도 때문에, 쉽게 읽히지 않는 다층의 정체성을 암시한다.
아크릴 특유의 평평하면서도 선명한 색면 위에, 거칠고 불균일한 붓질이 겹쳐져 있다. 몸의 내부는 초록, 남색, 옐로가 얇게 겹쳐지며 반투명한 장기나 에너지의 흐름을 떠올리게 하고, 가슴과 복부를 가로지르는 점과 격자 무늬는 문신이자 도상화된 회로처럼 보인다. 팔에는 숫자가 새겨지고, 가슴의 검은 원과 배의 원형 문양은 마치 게임의 아이콘이나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옮겨온 것처럼, 전통적인 성화의 상징 체계를 가볍게 비틀어 놓는다. 이 인물은 더 이상 초월적 존재만이 아니라, 현대의 기호들 속에서 재조합된 하나의 아바타처럼 떠오른다.
왼손에 올려진 구조물에서는 파란 기둥이 위로 솟구치고, 그 위에 얹힌 흰 건축물은 신전이자 데이터 서버, 혹은 제단처럼 두루 읽힌다. 화면 오른편에는 별, 왕관, 기하학적 도형, 성별 기호, 심장을 안은 새 같은 이미지들이 흩어져, 이 인물의 주변을 떠도는 생각과 믿음의 파편을 이루며 공전한다. 아래쪽의 무너지는 탑과 새 떼, 작은 파동 모양의 패턴들은 세계의 붕괴와 재구성이 동시에 진행 중임을 암시하고, 이 붉은 장 안에서 구세주는 확고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혼란스러운 상징들 사이를 가볍게 가로지르는 하나의 통로로 남는다.
작품 앞에 서 있으면, 관람자는 이 인물을 숭배의 대상으로 바라볼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자화상으로 받아들일지 자연스럽게 갈팡질팡하게 된다. 붉은 배경의 뜨거운 진동과, 몸 안에 켜켜이 쌓인 색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구원이라는 말이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수많은 기호와 이야기 속에서 잠시 균형을 찾는 상태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이 낯선 구세주의 눈을 마주하는 동안, 각자가 믿고 있는 세계의 구조와, 그 안에서 스스로에게 허락한 작은 구원의 형상을 조용히 떠올려 보게 된다.
말세의 구세주(재림 예수/미륵불/정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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