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트리니티_2/3

Artist
박성진(SJ Park)
Title(KR)
트리니티_2/3
Title (EN)
Trinity_2/3
Year
2020
Medium
Oil on canvas
Demensions
91 x 91 x 3cm
Collection
2 more properties
트리니티_2/3 Trinity_2/3 (2020)
Oil on canvas
91 x 91 x 3cm
박성진 SJ Park
작품 소개
정사각 화면을 가득 메운 붓질들은, 처음에는 하나의 거대한 색의 장(場)처럼 다가온다. 라이트 그린과 옐로, 터쿼이즈와 라이트 블루, 핑크와 바이올렛이 뒤섞이며 전체적으로는 밝고 공기감 있는 온도를 만든다. 특정한 방향이나 중심을 세우지 않은 색의 선들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시야를 넓히면 화면 전체가 일정한 호흡으로 진동하는 하나의 유기적인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숲의 잎맥, 수초의 흐름, 불꽃의 잔상 등이 겹쳐지며, 한 가지 이미지로 고정되기보다 계속해서 다른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오일 물감을 반복해서 올리며 만들어진 두꺼운 표면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짧으면서도 굽이치는 붓 자국들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각기 다른 속도와 힘, 미세하게 꺾인 방향 때문에 화면 곳곳에서 서로 다른 리듬이 생겨난다. 어느 한 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바로 앞의 순간에 놓인 것인지, 훨씬 이전의 층에서 솟아오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겹겹이 포개진 시간의 켜가 시각적으로 드러난다. 표면 위로 솟은 물감의 두께는 단순한 질감이 아니라, 여러 번의 선택과 망설임, 다시 이어 그은 호흡이 응고된 흔적으로 남는다.
한 걸음 물러서면 수없이 쌓인 붓질과 색의 편린들이 하나의 연속적인 장면으로 합쳐진다. 독립된 존재처럼 솟아 있던 자국들은 더 이상 개별적인 점이 아니라, 끊어지지 않는 흐름을 이루는 작은 파동으로 느껴진다. 시선을 어디에 두더라도 계속 이어지는 색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관람자는 자신만의 속도로 화면을 순환하게 되고, 생장과 소멸, 다시 피어오름이 동시에 일어나는 듯한 감각 속에서, 조용히 지속되는 ‘Trinity Series’의 한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트리니티 시리즈는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세 가지 의식의 상태를 회화로 기록한 작업이다. 이 작업이 이러한 형태를 가질 것이라고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개념적으로, 블루/그린/레드와 원/방/각이 포괄되는 형태를 시도하고자 했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에서 말하는 성부/성자/성령의 이미지도 염두에 두었다. 구상의 시기가 추상의 시기로 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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