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스케이프
Mindscape (2019)
•
Oil on canvas
•
80 x 117 x 3cm
•
박성진 SJ Park
작품 소개
가로로 넓게 펼쳐진 화면 위에는, 한 방향으로 흐르기보다 사방으로 번져 나가는 색의 덩어리들이 뒤엉켜 있다. 라이트 블루와 터쿼이즈, 그레이가 만든 부드러운 바탕 위로, 옐로와 오렌지, 핑크와 레드, 라임 그린이 불꽃처럼 솟아오르며 서로를 침범한다. 특정한 중심이나 경계선 없이 번져 나가는 이 색의 군집들은, 한 장면으로 고정되기보다 구름, 물결, 식물, 불꽃의 잔상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하며, 선명한 이미지가 아니라 변화하는 기분과 생각의 기류에 더 가까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오일 물감을 반복해서 올려 만든 두꺼운 표면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복잡한 층위를 드러낸다. 짧고 뒤틀린 붓질들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만들어낸 요철 위로, 다른 색의 물감이 다시 포개지면서, 어느 한 자국이 시작이고 끝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얽힘이 생겨난다. 회색빛 안개처럼 보이던 부분 안에도 미세한 블루와 바이올렛, 거의 숨은 듯한 그린과 핑크의 입자들이 숨어 있어, 화면은 단일한 톤이 아니라 여러 번의 선택과 망설임, 다시 고쳐 그은 손의 궤적이 응축된 층으로 느껴진다. 물감이 솟구친 두께는 단순한 질감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이 바로 사라지지 않고 잠시 머물다 굳어버린 흔적처럼 남는다.
한 걸음 물러서면 흩어져 있던 붓질과 색의 파편들은 더 이상 개별적인 조각이 아니라, 조용히 회전하는 하나의 장처럼 보인다. 시선은 화면 어디에 머물러도 곧 다른 색의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다시 옅은 그레이의 여백으로 빠져나오기를 반복한다. 이 느슨하지만 끊어지지 않는 순환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내면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을 떠올리게 되고, 선명히 말로 붙잡히지 않는 생각과 감정의 흐름, 하나의 ‘Mindscape’ 속을 천천히 부유하듯 건너가게 된다.
마인드스케이프 시리즈 최초의 작품이다. 마인드스케이프는 형상 이전의 형상, 기억 이전의 기억, 감정 이전의 감정을 포착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무언가를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감정과 기억 그리고 인식이 형태를 얻어가는 과정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정신적 추상(Spiritual Abstraction)에 가깝다.
‘마인드스케이프(Mindscape)’는 감정이나 서사를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자가 자신의 내면을 투사하며 잠시 머물 수 있는, 비 언어적 의식의 풍경을 제시한다.
‘마인드스케이프(Mindscape)’는 외부 세계의 풍경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태어나고 사라지는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 관람자의 기억과 감정 또한 화면의 일부로 편입되며, 작품은 매번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이처럼 ‘마인드스케이프(Mindscape)’는 단지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의식이 풍경을 만들고, 풍경이 다시 의식을 만드는 순환적 구조를 시각화한 실험적 회화라 할 수 있다.
이 화면 앞에서,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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