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적 시선, Liquid Visio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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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er on canvas with acrylic 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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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x 48 x 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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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훈 Yun Ji Hun
작품 소개
“유체의 시선(Fluid Vision)”은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특히 고정된 한 시점에 갇힌 시야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이 작업은 두 개의 조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테이블 위 구조 조형은 의식의 층, 즉 보이지 않는 신뢰와 무의식, 그 위에 얽혀 있는 생각과 감정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옆에 놓인 화장품 제형 유체조형은 그 보이지 않는 구조가 현실 속에서 흐름과 촉감, 피부의 감각으로 드러난 결과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유체조형은 실제 핸드크림·페이셜 크림 제형으로, 관람자는 손끝으로 직접 만지고 바르면서 “의미가 어떻게 몸의 감각으로까지 스며드는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정지된 하나의 정답 같은 조형이 아니라, 관점과 상태에 따라 계속 달라지는 다층적인 시각과 감각을 열어두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에요.
“유체의 시선”은 결국, 고정된 조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계속 생성되고 재구성되는 의미를 눈으로 보고, 손끝으로 느끼며 탐색해보자는 초대장입니다.
작품 이면의 기록
01. 테이블형 구조 조형물
여기 보이는 테이블 위 조형은, 제가 생각하는 의식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펼쳐 놓은 지도입니다.
가장 아래 보이지 않는 층은 말로 잘 드러나지 않는 신뢰와 무의식의 층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세상은 원래 이런 곳이야” 같은, 아주 깊은 전제를 상징합니다.
그 위로 생각과 감정이 얽힌 층이 올라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판단하고 해석하고 상상하는 것들, 그리고 동시에 느끼는 기쁨·두려움·욕망 같은 감정들이 이 위쪽 층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의 선, 경계, 틈들은 이 층들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스며들고, 간섭하고, 계속 서로를 다시 쓰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 구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순간, 여러분은 자기 머릿속을 ‘바깥에서’ 한 번 보는 위치, 즉 메타 의식의 자리로 초대된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02. 화장품 원료로 만든 유체조형
옆에 있는 이 유체조형은 화장품 원료로 만든 제형이에요.
실제로 핸드크림이나 페이셜 크림으로 사용 가능한 제형이고, 손끝으로 직접 만지고 발라볼 수 있도록 만든 조형입니다.
이 제형은 테이블 위의 보이지 않는 구조가 현실 속에서 ‘감각’으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사람의 삶, 관계, 선택, 흔적이 이렇게 유동적인 질감과 곡선, 두께, 흐름으로 빚어져 있다고 상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관람하시면서 원하시면 손에 조금 덜어서 발라보셔도 됩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점도, 미끄러짐, 온도, 잔향 같은 것들이 “나라는 의식의 구조가 내 몸 위에 남기는 감각”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03. 이 작품을 보면서 느껴보셨으면 하는 것
제가 이 작업에서 가장 바랐던 건, 여러분이 잠깐이라도 “나의 의식 구조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자리”에 서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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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을 보면서는 “내가 평소에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과 감정 뒤에, 어떤 전제와 신뢰가 깔려 있었을까?”
를 한 번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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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형을 손에 올려보고, 문질러 보시면서는 “내가 붙잡고 있는 의미들은, 이 질감처럼 계속 변하고 있지 않을까?”, “같은 사건도 내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의미로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감각을 몸으로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거창한 정답을 말해주기보다는,
“나는 어떤 구조 위에서, 어떤 감각으로 나를 만들고 있을까?”
이 질문을 여러분 각자의 언어와 몸의 감각으로 한 번씩 떠올려보게 하는 조형이라고 생각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복진생가 초대전 전시 중에서서(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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