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의 비상(夢中夢) (2025)
•
Mixed Media on canvas
•
100 x 80.3 x 3cm
•
한유진 Han Yoo Jin
작품 소개
〈꿈 속 꿈(夢中夢)〉시리즈 중 이 작품은, 깊은 내면의 상처를 바라보며 그 아픔을 마주하는 가장 초입의 순간을 다룬다.
여기 등장하는 검은 나비는 아직 치유에 다다르지 못한 ‘심연의 상태’를 지닌 존재로, 나 자신의 내면을 어둠 속에서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검은 먹으로 물든 날갯짓은 상처가 번져가는 흔적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미세한 떨림과 움직임이 있다.
그것은 가라앉지 않고,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가려는 작은 몸짓이다. 그리고 날개의 일부를 채우는 황금빛은 회복의 빛이 미약하게 스며드는 첫 순간으로,
고통과 희망이 공존하는 경계의 상태를 나타낸다.
화면을 휘감으며 올라오는 강렬한 붓질은 감정의 용해와 분출, 그리고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상흔의 흐름을 보여준다.
여백을 가르는 먹의 흔적은 혼란과 흔들림의 길이지만, 그 끝에서 나비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결국 다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나비는 치유된 모습의 상징이 아니라, 치유를 향해 나아가기 직전의 ‘심연에서의 발돋움’이다.
이는 나 자신의 성장 과정이자, 고통의 시간을 지나가는 모든 존재가 겪는 내적 사투의 순간을 상징한다.
어두움 속에서 황금빛으로 번지는 날개는 곧, ‘희망으로 향하는 비상(飛上)의 전조’이다.
작가 노트
<희망의 빛을 향한 비상 : 나비의 날갯짓, 꿈빛 물결이 일렁이는 순간>
나의 화면은 현실과 꿈, 고통과 회복의 경계에서 출발한다.
〈꿈 속 꿈(夢中夢)〉 시리즈는 내면의 상처를 바라보며, 그 아픔을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키는 과정이다.
그 중심에는 ‘나비’가 있다. 이 나비는 나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존재이자, 상처를 품은 채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상징물’ 이다.
그 날개는 검은 잉크처럼 번지기도 하고 황금빛으로 반짝이기도, 때로는 푸른 빛으로 물결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색채는 나비가 품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나타내며, 각기 다른 빛깔의 날갯짓이 삶의 다양성과 인간의 회복력을 말한다.
화면 위의 붓 터치는 감정의 흐름이자 살아있는 호흡이며, 강렬한 먹이나 색채의 움직임, 여백에서
그 위로 피어오르는 나비는 아픔을 껴안은 채 다시 도약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곧 그 모습은 나 자신의 성장과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치유와 희망' 을 향한 비상을 상징한다.
이 시리즈의 나비는 단지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니라, 삶의 고통을 통과해 희망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영혼 그 자체임을 말한다.
그런 나비들의 여리고 작은 날갯짓 하나하나가 마음속 어둠에 스며드는 빛이 되기를 바라며...
작품 이면의 기록
Q.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을 당시의 상황이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 작품은 감정이 쉽게 정리되지 않던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내면에서는 오래된 기억과 감정이 다시 떠오르고 있었어요. 그 감정들을 밀어내기보다 조용히 바라보고 싶어서 캔버스를 펼쳤습니다.
Q. 이 작업을 시작할 때 명확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고, 불확실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명확했던 것은 ‘치유의 장면’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치유가 어떤 형태를 가질지, 색이 될지, 존재가 될지는 전혀 알 수 없었어요. 시작은 분명했지만, 끝은 열려 있었습니다.
Q. 이 작품을 만드는 동안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잔잔한 슬픔과 동시에 묘한 안도감이 함께 있었습니다. 슬픔을 부정하지 않고 바라볼 때 오히려 숨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Q. 작업 과정에서 계획과 다르게 흘러간 지점이 있다면 어떤 순간이었나요?
처음에는 밝은 색조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깊은 보라와 어두운 층위가 화면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화면이 제 의도보다 더 솔직해졌다고 느꼈고, 계획을 내려놓았습니다.
Q. 이 작품에서 특히 오래 붙잡고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중앙의 존재(혹은 형상)와 배경 사이의 경계였습니다. 분리된 존재로 둘 것인지, 배경에 스며들게 할 것인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결국 완전히 나뉘지 않는 상태로 남겨두었습니다.
Q. 작업 도중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나, 방향을 바꾸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화면이 탁해지고 감정이 과도하게 무거워졌을 때 한 번 덮어버리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층을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진실하다고 느꼈습니다.
Q. 이 작품이 지금의 형태가 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덜어내지 않고 남겨두는 선택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정리하지 않은 흔적, 흐릿한 경계, 설명되지 않는 여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습니다.
Q. 이 작품에는 의도적으로 남겨둔 여백이나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나요?
네. 화면의 일부는 의도적으로 명확하게 그리지 않았습니다. 관객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Q.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처음 알게 된 감정이나 생각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회복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과정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깨달았습니다.
Q. 관객이 이 작품을 볼 때, 작가의 설명 없이도 느껴질 수 있다고 믿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색의 밀도와 화면의 공기감입니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오래 바라보면 감정의 온도는 전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이 작품을 만든 이후, 작업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변화였나요?
이전보다 더 솔직해지려는 태도가 생겼습니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화면이 아니라, 진짜 감정이 남는 화면을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Q.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작품을 보게 된다면, 지금과 다르게 보일 것 같은 지점이 있나요?
아마도 지금은 상처로 보이는 부분이, 나중에는 성장의 흔적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작품은 더 부드럽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Q. 이 작품은 작가님의 전체 작업 흐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다고 느끼시나요?
‘치유의 숲’ 시리즈 안에서, 가장 솔직하게 내면을 드러낸 지점에 놓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회복의 시작이자,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문턱 같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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