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l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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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 새겨진 글귀_유체조형 원판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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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on Fluid – Original Fluid Sculpur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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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Fl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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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etic Medium
원판 유체는 모든 발화를 잉태한 최초의 씨앗이다.
작은 시작에서 발생한 파동은 확산되며,
각기 다른 패턴과 형상으로 분화되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아크릴 조형 안에 유체를 봉인한 형태로,
흐름이 멈춘 결과가 아니라
흐름이 응결된 순간 그 자체를 담고 있다.
원판은 하나의 공유된 시작점이자,
동시에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 단 하나의 존재이다.
이 유체는 이후 생성되는 모든 에디션들의 출발점이며,
각 작품으로 파생되는 의미의 근원적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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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 원문
: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어떤 존재도 혼자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다는 것.
사람도, 물도, 기름도
홀로 분리된 상태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다.
관계와 환경, 시간 속에 놓일 때에야
비로소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완벽한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불완전한 흐름 속에서 스쳐 지나간 순간,
그 차이와 흔적을 기록하는 일에 가깝다.
내가 말하는 원판 유체, 너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가능성, 발화 이전의 잠재성에 더 가깝다.
너는 조건들 속에 놓인다.
비중과 극성, 점도와 온도, 미세한 불순물과 흐름, 시간의 개입 등
이 조건들은 너의 움직임을 둘러싼 틀을 만들지만,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는 끝내 결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너는 늘 하나처럼 보이면서도 결코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다.
겹쳐진 차이와 여러 방향의 목소리를 품은 채, 매번 다른 패턴으로 스스로를 드러낸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형상처럼 보이지만
그 모든 모습은 같은 근원에서 비롯된 흔적이다.
잠재성이 잠시 발화된 자리, 그리고 다시 사라지기 직전의 기록.
나는 그 흔적들을 감정이나 기억처럼 다루고 싶다.
명확히 설명되지 않아도,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어도,
분명히 존재했던 순간으로서.
결국 내가 너를 통해, 그리고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완전함을 긍정하는 태도다.
하나는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고, 순간은 붙잡을 수 없이 사라지지만,
그 자리에 남은 흔적은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이어진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완전히 분리된 적은 없다는 것.
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두가 하나의 근원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다시 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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