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묵자흑(近墨者黑)-2023-037
Geunmukjaheuk(近墨者黑)-2023-037, 2023
캔버스에 아크릴
60.6 x 60.6cm
우솔 Woosol
작품 소개
근묵자흑(近墨者黑) :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
그림을 그리다 욕심이 과해
물감들이 전부 검은색이 됐다
색을 섞어 흰색을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검은 물감에 한 방울의 흰색 물감
흰색 물감에 한 방울의 검은 물감
같은 한 방울이지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나로 인해 검어진 물감과 캔버스
그 물감이 묻은 붓과 그 붓을 닦은 물통
그 물을 흘린 바닥과 그 바닥을 닦은 휴지
모두 나로 인해 검어지기 시작했고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삶의 시간이 흐른다는 건
점점 검어지는 건 아닐까
걸어두었던 흰옷도 시간이 지나
검은 먼지들이 내려앉아
점점 검어졌다
유난히 하얗던 첫눈도
검은 발자국에 밟히며
점점 검어졌다
어쩌면 순수했던 나조차도 시간이 흘러
점점 검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 하루 하얗던 새벽을
전부 쓰고 검어진 밤에 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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